RA PROGRAM

<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
고우리 개인전
2020.7.21~7.30

작품소개

RA PROGRAM (Raise the Art) 선정작가전
고우리 개인전 <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

글. 문예슬(올댓큐레이팅 대표 큐레이터)

 감정을 표현하는 회화적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개인적인 내러티브에서 착안하여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신체로 표현하며 평온한 마음으로 가는 과정을 드러내기 위한 작업이 있다.
고우리 작가는 제작 과정에 굉장히 충실하며 행위의 자국을 그리고 있다. 작품은 내면에서 발생한 감정을 마주하며 화면에 행위 흔적을 남기는 것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우연한 비정형의 얼룩을 매개로 감정적 흐름에 몸을 맡기며 지나간 흔적들을 캔버스에 녹이며 시적인 표현방법을 드러낸다. 현대인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유발되는 감정들을 추상 회화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캔버스에 한정하여 그린다기 보다는 추상적인 표현을 통해서 규정시킬 수 없는 감정의 모호함과 대화하며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보통 상처와 불편한 기억에 관한 작품을 할 때 그로테스크 하게 표현되거나 보다 더 자극적인 방법으로 표출되기도 하지만, 고우리 작가의 작품에서는 감정과 추상의 공유 지점을 웃돌며 감정이라는 분절된 언어들을 통합하는 몸으로서의 언어로 부드럽게 발현되고 있다. 이는 회화에 있어 신체성을 간접적이면서도 시적으로 여실히 드러내며 순수한 회화적 제스처로 상기되는 부분이다. 작가는 감정, 상처, 불확실함 등과 같은 불편한 감정 및 인간과의 관계성에서 나타나는 감정과 스트레스를 몸의 동작과 이끼라는 소재로 혼재된 경계를 표현하며, 고정되어 있는 관념과 감정을 결합시켜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상처의 표면을 순화시키고 있다.
인간관계와 소통 중에는 바깥으로 표출되어지는 말 말고도 삼켜버리고 묻어버린, 잠식된 관계들이 존재한다. 그런 것들을 이끼(흙)아래에 묻어서 표현한다. 이끼에서 나오는 물을 사용하여 탈락한 표면이라든지, 목탄, 오일파스텔 등 변화의 여지가 많은 재료들을 가지고 재료의 물성에도 착안하여 불완전하고 불확실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감정을 잡으며 손을 사용하여 작업을 하는데, 손을 사용하는 행위의 중첩을 통해 형태를 흐트러트리며 선율과 파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손끝으로 힘이 들어가고 이를 통해 선율과 파동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다가 감정에 이입되면 손끝에서도 가장 날카로운 손톱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손으로 물감의 유(有).무(無)의 경계를 흐리며 본질에 대해 혼돈을 일으키도록 하는데서 기인한다. 그리고 작업의 전반적인 표현방식은 벗기고 채우는 우연과 필연의 반복의 과정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캔버스를 말고 꼬아서 압축하여 빨래를 쥐어짜듯 캔버스를 짠다. 그러면 캔버스 표면에 구김이 생기고 또 마찰을 가하게 되면 표면에 있던 프라이머(젯소)는 탈락되고, 프라이머 밑에 존재하던 질감의 상태가 드러나게 된다. 이 위에 다시 물감을 도포했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작업한다. 그러면 얼룩진 틈이 메워지기도 하고, 덜 메어지기도 하며 우연을 통한 서정적 추상 이미지가 나타나게 된다. 이렇듯 작가는 내면의 혼돈을 마주했을 때 감정을 행위 과정에 녹여 표현하며, 회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미지의 구현을 추구하는 회화 본연의 단계보다 자신만의 방법론을 도구로 하여 능동적인 행위들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고우리 작가는 다양한 관계 속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발생하는 불완전한 감정의 변화를 기록하고, 본질에 대한 의문 속 해결점을 찾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
여러 과정을 통해 완성된 작업은 감정의 해소 말고, 현상에서 벗어나 심상의 변화 과정의 재구성을 통해 수축, 팽창하고, 형상 없이 존재하기에 서정적이고 초연하게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행위의 네러티브는 작가의 개인적 사유에 그치지 않고 회화라는 형식으로 귀결되어 관객들과 소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작가소개

고우리 Ko woo ri (b.1989~)

2017 국민대학교 대학원 회화 석사 졸업
2013 건국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19 Emotion Layer, 아트스페이스 그루, 울산
2019 당신과 나 사이, 노송갤러리, 수원
2018 알 수 없는· 경계· 순간· 틈· 겉, 대안공간 눈, 수원
2018 혼재된 경계, 설미재미술관, 가평
2017 Weigh down emotion, 서울예술치유허브갤러리, 서울
2015 잡히지 않는 것들, 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 안산

그룹전
2019 SIMA FARM,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
2019 Unending ending, 소금나루 작은미술관, 울산
2019 사자울, 아트그라운드 HQ/아트스페이스 그루, 울산
2019 북구예술창작소 네트워크전,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2019 ㅂ∩ㅇ 주민연계 프로젝트 성과 공유 전시, 북구예술창작소 소금포갤러리, 울산
2019 북구예술창작소 입주작가 소개전 Party_one의 Part.1, 북구예술창작소 소금포갤러리,
울산
2018 union artfair_ let’s make together, S factory, 서울
2018 마인드 프로젝트, 창설동 실험실, 서울
2018 지금, 바로 여기, 갤러리 그림손, 서울
2017 We Are The Music Makers in Deep Sleep, Deepsleepcoffee, 부산
2017 아트 광주 : 17 _ 청년작가전,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주
2017 union art + plus x >, 인사1길, 서울
2017 Scanning Landscape, 아트센터화이트블럭, 파주
2016 2016 제2회 아트 레지던시 페스티벌 인 전북, 익산예술의전당미술관, 익산
2016 청춘불판_ 미술창고 불티나 LIGHT MY FIRE, 경기상상캠퍼스, 수원
2016 2016 창작공간 페스티벌 Sensible Reality, 서울시청 시민청, 서울
2016 광주국제아트페어 _ 페차쿠차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2016 IN CASE OF FIRE, SPACE XX, 서울
2016 더 키친: 2015 경기창작센터 그룹전, 경기창작센터 기획전시실, 안산
2015 S.O.S, 경기창작센터 상설전시실, 안산
2015 Affordable Art fair Seoul YOUNG TALENT EXHIBITION, DDP, 서울
2015 퀀텀점프, 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 안산
2015 O’NEWWALL MAYFEST, 스페이스 오뉴월, 서울
2015 MAY FAY Ⅱ, 대안공간 루프, 서울
2015 아티스트 포트폴리오 Ⅱ, 사비나미술관, 서울
2014 걸어온 10년, 걸어갈 10년. 비빔밥, 뷔페 展, 대안공간 눈, 수원
2014 손그림전, 아이공, 서울
2014 손그림전2 (비하인드 스토리), BEOMEO ART STREET, 대구